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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wars episode II - attack of clones

遊食 2002. 7. 25. 14:23

조지 루카스에게 듣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2> 제작일지

2002.07.04 / 편집부  

조지 루카스가 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의 고삐를 풀자 평론가들은 급소를 공격했고 팬층은 자자 빙크스를 물어뜯었다. 그로부터 3년 뒤, 두번째 에피소드가 왔다. 평론가들은 여전히 못마땅해 하고 자자 빙크스는 다시 나온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나 그랬듯이 '관객들이 어떻게 느끼는가'다. 루카스와 프로듀서 릭 매컬럼이 '엠파이어'와 가진 단독 인터뷰를 보면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이 역습은 역습인 듯하다. 그들은 아예 "여러분들은 아마 미쳐버릴겁니다"라고까지 위협하는데....


<스타워즈>의 프로듀서 릭 맥컬럼 사무실에는 팬들이 만든 릭 매컬럼 모양의 인형들이 여러 소품들과 함께 놓여 있다. 매컬럼은 "선글라스와 촬영 스케줄표, 그리고 작은 워키토키. 묘하게도 날 닮았다"라고 인형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과 뭉크의 '절규'를 섞어놓은 것이 자신의 이미지라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가 배우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독도 아닌 프로듀서 인형에 대해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형은 매컬럼이 <스타워즈>에 얼마나 헌신했는지를 나타내는, 작지만 의미 깊은 지표이기 때문이다. <해리포터>의 프로듀서 데이비드 헤이먼이 자신을 닮은 12인치 액션 피겨 인형을 사무실에 가지고 있을까? 아닐 것이다. <반지의 제왕>의 프로듀서 배리 오스본이 자신을 모방한 플라스틱 인형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타워즈>를 얘기할 때 우리는 주의와 애정 그리고 기대라는 거대하고 높은 지층에 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매컬럼은 오늘도 조지 루카스의 컴퓨터 그래픽 회사 ILM에 갔다 왔다. 개봉을 8주 남긴 <에피소드 2> 때문에 매컬럼은 "우리 심정이 어떨지 과연 심리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며 절박함을 털어 놓는다. 그는 3주 안에 찍어야 하는 150개의 특수효과와 채 반밖에 끝내지 못한 음향 믹싱 작업 때문에 휴일도 없이 밤샘중이다. "이럴 때 확실히 중년이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는 피곤함 속에서도 자존심, 만족, 흥분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스크린 밖을 배회하던 <스타워즈>가 3년에서 약간 모자란 1,093일 만에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내 어린 시절을 강간했다고?

1999년 5월 19일.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 시리즈의 16년간의 공백을 끝내고 <에피소드 1>의 베일을 벗기던 날,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루카스 광신도들이 웹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에피소드 1>에 대해 분노를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에피소드 1>에 실망한 나머지 아직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을 '에피소드'를 무시하곤 <새로운 희망>이라고 한다. 어떤 광신도는 "조지 루카스는 내 어린 시절을 강간했다"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매컬럼은 "영화를 사랑하고 다시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없다면 4억5천만 달러의 수입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에피소드 1>은 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흥행 수입을 올린 작품이지만 루카스는 영웅담을 가장 숭배하는 바로 그 팬들에 의해 공격을 받는 이상한 위치에 있었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매컬럼은 '포스'를 충실하게 만족시키는 것에 대한 고충을 시인한다. 매컬럼은 열성팬들이 경멸하는 자자 빙크스의 존재에 대해 "8세에서 12세 사이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14세 이상의 사람들이 가장 미워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에피소드 1>이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변호한다.

<에피소드 1>이 이런 불만만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영화 관련 사이트들을 찾아보면 <에피소드 2>에 대한 희망도 올라와 있다. 어린아이가 사라지고 세금과 관련된 플롯 라인이 없어진 것에 환호하고, <에피소드 2>에 등장하는 현상금 사냥꾼, 비극적 러브 스토리, 본격 제다이 액션을 좋아한다. 올라온 글들은 예고편이 앞으로 다가올 어둠의 세력을 암시하고 첫번째 3부작의 정신의 복귀를 상징하며 무엇보다 재미있다고 호의를 표현했다.
루카스는 "<에피소드 1>에 대한 반응이 <에피소드 2> 작업을 방해하지는 않았다"라고 서두를 꺼냈다. 악평에 흔들리지 않았는지 떠보는 질문을 던졌지만 루카스는 너무도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20년 전에 쓴 <스타워즈> 시리즈의 착상에 충실했다고 말한다. 루카스는 <에피소드 2>가 <스타워즈> 본연의 스타일과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인다.

루카스 자신은 그 반복이 어떤 음악적인 후렴구를 가지고 있다며 <스타워즈>를 캐릭터들의 협연으로 묘사한다. 1980년의 <제국의 역습>이 1977년의 <새로운 희망>과 1983년의 <제다이의 귀환> 사이의 연결 챕터였듯이 <에피소드 2> 또한 그렇다. <에피소드 2>는 같은 연결 챕터인 <제국의 역습>과 애스테로이드와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동일한 악절을 반복한다. 루카스는 이를 "조성은 다르지만 여전히 같은 반복"이라며 "영화의 2막에서 다뤄야 하는 중요한 얘기들은 늘 넘쳐난다"라고 술회한다. 루카스는 <에피소드 2>를 <스타워즈> 시리즈라는 커다란 문맥 속에서만이 아니라 에피소드 자체로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특히 어려웠다고 털어 놓는다.

루카스와 그의 팀은 <에피소드 1>이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기 전 이미 <에피소드 2>를 크랭크업했다. 각본가 조나단 헤일스가 시나리오를 가다듬기 위해 투입되었을 때 "루카스가 자기의 작가적 한계를 인정한 것"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그렇지는 않다. 프로듀서 매컬럼은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 조지 루카스에게도 창작은 힘든 장시간의 노동"이라며 루카스에게 동료가 필요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헤일스는 합류하자마자 며칠간 스토리 회의에 투입되었고 곧이어 촬영 개시 이틀 전에 도착한 루카스 시나리오를 마지막으로 손봤다. 헤일스는 '요다'식 문법과 같은, <스타워즈>를 바로 그 <스타워즈>로 만들어놓은 루카스 고유의 창작품들을 손보는 희열이 대단했다고 말한다.

<에피소드 1>의 10년 후로 설정된 <에피소드 2>는 다른 대부분의 <스타워즈>가 그렇듯이 실제로는 네다섯 편의 영화가 하나로 연결된 것이다. 예를 들어 <에피소드 2>에는 세 가지 플롯이 있다. 첫째 클론 군대를 창설하려는 상원의장 팰퍼틴의 정치적인 행보, 둘째 현상금 사냥꾼 잼 웨슬을 추적하는 오비완 케노비, 셋째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젊은 제다이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그것이다. 루카스와 헤일스는 이 세 가지 플롯의 균형을 잡으면서 화려하고 전통적인 액션으로 엔딩을 장식하기 위해 고심했다. 편집을 담당한 벤 버트는 "우리는 그걸 '여섯번째 릴'이라고 부른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는 네 군데의 개별적인 장소에서 벌어지는 탄탄한 액션을 교차편집해서 20분 분량의 피날레를 구성했다.

은하계의 '평범한' 로맨스

뭐니뭐니 해도 <에피소드 2>의 가장 큰 도박은 아나킨과 아미달라 사이의 길고도 끝이 보이지 않는 로맨스이다. 사랑을 금하는 제다이의 금욕 서약이 로맨스를 복잡하게 만든다. 만일 예고편을 본 독자라면 아나킨과 아미달라가 들판에서 벌이는 로맨스 장면에서 괜히 걱정하게 될 텐데, 각본을 쓴 헤일스는 "로맨스는 가장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것"이라며 안심시킨다. 헤일스는 로맨스란 결국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여자는 확신이 없다. 남녀는 평범한 이유로 만나고 헤어진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서도 마지막 결과에 대해서는 "그런 결말을 초래할 만한 이유가 <에피소드 2>에 있고 그것은 대단하다"라며 알듯 말듯한 여운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냉소가들은 루카스가 <타이타닉>과 같은 운명적인 러브 스토리의 플롯 구조를 모방했다고도 말한다. <스타워즈>에 별 호감을 갖지 못하는 10대 소녀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관객들이 <스타워즈>를 로맨스로 받아들일까? 루카스는 "시장 조사 결과나 관객의 수용성을 고려하여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며 반박한다. 루카스는 아나킨과 아미달라의 사랑은 <에피소드 4>의 배경 스토리에 해당한다며 "<에피소드 4>의 두 주인공 루크와 레이아가 태어나려면 부모들이 사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흥행을 노렸다는 지적에 어이없어 한다. 루카스는 <스타워즈>의 기본 스토리가 '아나킨이 사랑에 빠지며 제다이가 되고, 다스 베이더가 되어 아미달라와 아이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에피소드 2> 편집 중 삭제된 장면에는 아나킨이 아미달라에게 끌리게 된 계기를 잘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다. 각본가 헤일스는 처음 4시간 분량의 편집본에는 아미달라가 집에 가서 가족을 만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그 장면으로 관객과 아나킨에게 아미달라의 다른 측면을 보여주려 했으나 너무 직설적이어서 뺐다고 한다.

아미달라와 사랑에 빠지는 청년 아나킨 역의 배우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수많은 이름들이 혼란스럽게 거론됐다.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 <도슨의 청춘일기>의 제임스 반 더 비크, 가수 해리 코닉 주니어, <굿 윌 헌팅>의 맷 데이먼, <스컬스>의 조슈아 잭슨, <아메리칸 파이>의 크리스 클레인,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라이언 필립,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제다이 의상을 입은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가짜 스타워즈 예고편이 인터넷에 돌기도 했다)는 모두 계약서 사인 직전까지 간 사람들이다. 단지 이들은 사인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캐스팅 디렉터 로빈 걸랜드는 "이런 일생 일대의 프로젝트에 빠질 수 없는 과정상의 부산물"이라며 캐스팅을 둘러싼 구설수들을 인정한다. 그는 첫 해에는 "이건 심하잖아. 무슨 말이든지 해야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무렴 어때" 하며 포기한다고 한다.

6개월간의 아나킨 역을 맡을 배우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 끝에 무명의 캐나다 배우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선정되었다.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신인배우는 물론 중견 배우도 도전적이라고 여길 만큼 폭넓은 캐릭터 변모가 필요한 이 배역을 따냈다. 매컬럼 프로듀서는 "의례적인 칭찬이 아니라 헤이든은 정말 특별한 친구"라고 단언한다. 그는 헤이든이 몰입할 줄 알고 책임감이 있으며 온화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모든 시각을 뛰어넘는 특별한 구석이 있다고 평가한다.

블루 스크린 앞에서 춤추는 오비완

2000년 6월 26일 시드니에 있는 폭스 호주 스튜디오에서 시작한 촬영 첫날, 루카스는 빡빡한 스케줄을 내놨다. 이 스케줄에 따르면 1억5천5백만 달러 상당의 예산으로 5개국(호주, 튀니지,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로케이션 촬영을 61일 내에 마쳐야 했다.

스턴트 코디네이터 길라드는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사소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했다"면서, 촬영중 말문이 막힌 루카스가 "여러분, 이건 내 작품이야"라고 몰아붙이면 "아니 우리 작품이죠. 우리는 이 진흙탕에서 컸어요"라고 반박했다고 털어 놓는다. 통제광이라는 공박에 루카스는 "영화를 만드는 모든 과정은 협동"이라고 답한다. 루카스는 자신이 영화의 자양분을 대주는 수많은 창의적인 스탭들에 기대고 있다면서 "나는 스탭들의 창의력을 이끄는 중심 원동력"이라고 결론을 맺는다.

<에피소드 2>의 플롯상 스토리가 갈라지기 때문에 배우들도 서로 각자의 로케이션 장소로 이동했다. 아나킨과 아미달라는 나부 행성을 거쳐 타투인 행성으로 여행을 가고 오비완은 카미노의 물 행성을 점검하러 간다. 이완 맥그리거는 나탈리 포트먼과 헤이든이 이탈리아와 튀니지로 놀러갔다면서 불평한다. 왜냐하면 물 행성의 이완 맥그리거는 호주의 스튜디오에서 혼자 나중에 물 행성 배경화면으로 대치될 블루 스크린 앞에서 온종일 비를 뒤집어써야 했기 때문이다.

오비완은 카미노에서 은하계의 가장 악명 높은 현상금 사냥꾼이자 보바 펫의 아버지인 장고 펫을 만난다. 루카스는 "<스타워즈> 영웅담의 주요 주제는 부자 관계"라고 펫 일가를 설명한다. 루카스는 루크와 아나킨의 관계, 콰이곤 진과 오비완의 관계, 오비완과 아나킨의 관계에서 이런 부자 문제를 다룬다. 루카스는 "보바와 장고 사이에도 이 부분이 들어가 있다. 이것은 보바는 어디서 왔고 왜 복수를 모색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덧붙인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곳에서 현상금 사냥꾼과 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완 맥그리거에게 황홀 그 자체였다. 그는 "겉모습에서나 헬멧에서나 전설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보바와의 대결은 환상적이었다. 게다가 나는 중무장한 그의 아버지 장고 펫와 싸우고 있었다. 멋졌다"라고 털어 놓는다. 맥그리거는 추적 장면을 찍을 때를 떠올리며 기본적인 세트는 준비되어 있었지만 나중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하고자 누락된 부분 때문에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했다고 한다.

맥그리거는 <에피소드 1>을 마친 후에도 상상력만으로 블루 스크린 앞에서 끝없이 뛰어다녀야 하는 <스타워즈> 촬영에 대해 계속 불평했다. 이에 대해 프로듀서 매컬럼에게 말하자 그는 "배우에게는 기진맥진한 일"이라며 서두를 꺼내면서도 "그렇지만 배우들이 해야 하는 새로운 규칙 중 하나라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단언한다. 매컬럼은 이어서 바닥에 무대장치 테이프가 붙어 있는 체육관에서 리허설을 하곤 했던 전통적인 무대 배우들과는 그런 문제가 없었다며, 맥그리거를 은근히 자극한다. "세상은 급격히 변한다"라고 덧붙이면서.

세상의 급격한 변화에 꼭 들어맞는 사례가 있다. 루카스가 <에피소드 2>를 전통적인 셀룰로이드 필름을 사용하는 대신 영화 전체를 고해상도 HD 화질의 디지털로 찍겠다고 한 약속이다. 소니, 파나비전, 루카스필름이 협력해서 개발한 이 디지털 영화 카메라는 루카스의 고질적인 느릿한 촬영 속도를 크게 개선했다. 매컬럼에 의하면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를 절약했다고 한다. 이 카메라는 또한 기존 셀룰로이드 필름의 화질을 보장하면서 모든 프레임의 모든 픽셀을 조작하는 완벽한 자유로움을 가져다 주었다.

매컬럼은 또 "필름은 색상과 회화적 이미지에 적합하다. 그렇지만 더 나아질 수는 없다. 도달 가능한 미묘한 지점이 있다고 해도 필름을 영사하는 19세기 기술이 가로막는다"라며 필름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는 한계가 없고 가능성이 무한한 디지털 영화 기술이 혁명적이라며 "우리는 다시는 (셀룰로이드 필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디지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어떻게 악의 화신이 탄생되는가

<에피소드 2>는 촬영을 마치고 나서야 구체적인 제목이 정해졌다. 후반작업이 진행되고 얼마 후 매컬럼과 점심을 함께 하던 루카스는 "드디어 제목을 정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매컬럼이 뭐냐고 묻자 그는 "말 안 해줄 거야"라며 약 5분 동안 매컬럼을 약올리다가 굉장한 음모라도 전하듯 "클론의 습격"이라고 했다.

2001년 8월 6일 세계가 <클론의 습격>이란 제목을 전해들었을 때 어떤 이들은 일상적인 탄성을 내질렀고 어떤 사람들은 제목에 대해 조롱했다. 매컬럼은 이젠 이런 혼란에 매우 익숙하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위험>과 <새로운 희망>이라는 제목에도 놀랐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희망> 이래로 '클론의 전쟁'이 스타워즈의 주제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이젠 문맥이 맞는다"라며 <클론의 습격>이라는 제목을 옹호한다.
부언 설명하자면 <에피소드 3>의 가장 큰 요소인 '클론의 전쟁'의 결과로 제다이는 흔적 없이 소멸되고 <에피소드 2>는 은하계의 평화유지 세력인 제다이가 최대의 위력을 발휘한 마지막 시기로 남는다. <에피소드 2>에는 제다이의 특성과 그들이 은하계의 비상주 연방 집행관이 된 이유도 등장한다. 루카스는 "그리고 어떻게 이것이 군대나 군사력과 다른지 알려준다"라고 덧붙인다.

놀랄 것도 없이 <클론의 습격>은 소년 팬들이 뽑아낸 예상 제목과는 어긋났다. '제국의 탄생' '제다이의 절망' '제국 침공' '무자비한 제국' '밝은 암흑' '칸의 분노' 등이 탈락 리스트다. <에피소드 2>는 제작 단계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소년 밴드 엔싱크가 '왼쪽에서 온 세번째 제다이들'로 카메오 출연을 한다는 소식처럼 시기 어린 열광을 야기한 것은 없었다.

매컬럼은 엔싱크의 카메오 여부에 대해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믿지 못할 망상이다"라고 회의적으로 서두를 꺼낸다. 엔싱크가 부른 노래의 효과음으로 스카이워커 사운드를 사용할 뿐 어떤 역할도 없다고 단언한다. 매컬럼은 엔싱크에게 카메오 출연 여부를 타진하기는 했지만 엔싱크가 속한 조합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로 취소했다고 덧붙인다.

<에피소드 1>이 처음 선보였을 때 대흥행의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번 라운드에서 <에피소드 2>는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이 다음 편을 준비하는 사이에 문을 열었다. 이들 영화 때문에 상영 일정을 앞당기라는 압력이 있었는지를 묻자 매컬럼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며 <반지의 제왕> 감독 피터 잭슨과의 친분을 내세운다. 매컬럼은 그가 3부작 영화를 한번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성취라며 기뻐한다. 또 피터 잭슨을 "용감하고 겸손하며 방금 장거리를 주파한 사내"라고 평가한다.

장거리 달리기는 루카스와 그의 회사의 주종목이다. 영화 두 편을 마친 루카스는 다음편을 기획하며 자신의 목장에서 은둔하고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적어도 2005년 5월까지는 루카스필름의 레이더에 남아 있을 것이다.

루카스는 <스타워즈> 이후의 계획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라고 한다. "TV 쇼를 몇 개 만들 것 같다. 탐구하고 싶은 아이디어도 책꽂이에 넘쳐난다. 런던과 시드니를 좋아해서 그 두 군데서 작업을 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도 좋다"라며 또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아무튼 <에피소드 3>는 정말 흥미롭다. 더 어두운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모든 제다이가 종잇조각으로 구겨질 뿐만 아니라 암흑으로 향한 아나킨의 모험이 끝을 맺기 때문이다.
각본가 조나단 헤일스는 "아나킨처럼 뛰어난 아이가 다스 베이더가 된다는 것은 참 경이적이다"라고 회상한다. 헤일스는 다스 베이더를 루시페르에 비유한다. "루시페르는 가장 현명한 최고의 천사였지만 절대자가 된 후 어떤 두려움도 용납하지 않으려고 유혹에 굴복한다. 악은 선으로 인해 발생한다."

프로듀서 매컬럼은 "이것은 아래로 향하는 나선이다"라고 거든다. "아나킨은 내가 평생 동안 있었던 그 자리에 가려고 한다." 어디라고? 그는 답한다. "바닥 말이다."

인터뷰 이안 프리어(엠파이어 특약) | 번역 백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