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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 2. 13:31 일상

이게 맞나.. 우리 자전거에는 쇼바..shock absorber가 없는데.. ^_____^


그 날이 지난주 수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버지의 OKcashbag점수 85000점이 접는 자전거 한대랑 맞아떨어짐을 알게 된 날 말이다. 그 때 우리 가족 남자 세명은 삼익 지하 호남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저녁자리에서 나온 말은 시간이 지나며 묻혀버리기 십상이지만 이 일은 달랐다. 생각해보면 특별히 무엇인가를 구입하는 일은 다른 일들에 비해 실천율이 높은 편이다. 일찍 일어나서 새벽예배를 간다던가 매일 조깅을 한다던가 하는 그런 다른일들보다 말이다. 아무튼 자전거는 그 며칠 후 OKcashbag사이트에서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쉽사리 구입되었다. 그것이 집으로 들어온 게 아마 이번주 월요일이었던가. 뒷바퀴에 약간 바람이 부족한 것을 발견한 현식군은 그 이튿날 하루종일 자전거포를 찾아 온 동네를 돌아다녔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많던 자전거포들은 모두들 다른 집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한다. 베란다에서 먼지만 쌓여갈 운명에 놓일 뻔 한 자전거는 어제, 수요일, 나의 또다른 자전거 한대의 충동구매에 그 삶에의 본질 -무엇인가를 태우고 달리는 것- 에 충실할 수 있게 되었다. 작은 휴대용 펌프 하나와 자전거 자물쇠, 짐을 묶어버리는 끈을 챙기고 부푼 마음으로 서강대에서 노량진으로 걸어가는 길은 따가운 햇볕과 먼 거리에도 우리를 힘들게 하지 못했다. 집에 도착해 지쳐 잠들다 일어난 것이 여덟시쯤. 현식군이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시간이 아홉시 이십분쯤. 상기된 표정으로 우리가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선 것이 아홉시 사십분쯤이었으리라. 늘 달리던 그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둘이서 자전거로 신나게 달렸다. 한강철교, 원효대교, 마포대교, 서강대교, 당산철교, 양화대교, 성산대교를 지나 가양대교까지 달렸다. 길이 점점 어두워지고 다리들의 간격도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 이만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자극한다. 다시 돌아와 집에 들어온 시간이 열두시쯤. 무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오늘 아침 수영강습에 나가기 위해 억지로 눈을 뜰 즈음이었다.


내 도시락과는 별 상관이 없는.. 그냥그냥 전형적인 도시락이다.


학교에 도시락을 싸들고 다닌지 이틀째. 절약하게 되는 돈이 하루에 현금 삼천원씩, 한달이면 5~6만원정도는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을 어림잡아 해본다.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커다란 이유는 사실 돈이라기 보다는 궁상질의 즐거움이랄까. 자전거로 등교를 해보니 집에서 연구실까지 오십분정도. 교통비랑 합쳐서 십만원은 아끼게 될거라는 기대에 두근두근.

이게 무슨 궁상이냐. ㅋㅋ
posted by 遊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