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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 5. 23:22 일상

아스날 유니폼이자, 청년1부 오병이어 유니폼..

토요일, 새벽기도가 끝나고 선교원 이사가 있었다. 남자청년들을 축구의 이름으로 모으고 일을 시키는 이 놀라운 발상이라니. 툴툴대며 일하러 갔어도 함께 땀흘리는 순간은 역시 즐겁다. 즐거웠다. 오병이어 키큰 민혁군의 고별축구전이라 하여 다들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나온 청년1부 오병이어 축구단. 내가 축구하러 나갔으니 사람 정말 많이 간거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정말 많이 가긴 갔다. 평소에 모이는 사람으로 11대 11 경기가 힘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팀이 세 팀이 나와 리그전을 했으니 말이다. 내가 들어갔던 팀은 다 비기거나 졌다. 그래도 즐거웠다. 무릎이 까져서 반창고를 붙여도 재미있었다. 함께 땀흘리는 순간은 역시 즐겁다.

주일. 노방전도 나가는 날이다. 이 사실을 분명 알고 있던 지난 한 주였지만 기도로 준비하지 못한 것 같아 집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처음 노방전도 나갈 때의 그런 두려움은 없지만 사람을 대한다는 것, 그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버겁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두근거리는 설레임도 공존한다. 내 이야기를 듣고 한 사람이 주님께로 돌아오기만 한다면야 무엇을 못하겠는가. 사회의 상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뭘. 지하철에서 물건파는 아저씨도. 연구실에 찾아와서 불우이웃을 돕는다며 양말을 팔던 그 일본인 유학생도. 당당한 얼굴로 열심히 하던데 뭘. 내가 못할 이유가 없지. 하는 마음으로 맥도날드앞으로 나섰다. 분주하게 어디론가 향하는 발걸음중에 주님이 사랑하지 않는 영혼이 하나라도 있을까. 모두 주님의 사람일텐데. 이 곳에서 내가 말하지 않으면, 전하지 않으면. 전도하는 것이 내 사명인걸 알고 있지만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휴지는 다들 잘 받는다. 하지만 엽서는 다들 받기를 꺼린다. 그래. 그렇게 보일꺼야. 내가 이상해보이겠지. 그래도 당신들을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 걸 말하고 싶어. 우릴 위해 예수님이 돌아가셨다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노량진을 돌아다니길 삼십여분. 드디어 한 명을 만났다. 노량진이 초행길이라는 어느 형제분을 만나 어렵게어렵게 엽서를 건네고 교회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감사함과 뿌듯함. 걱정과 두려움이 반씩 섞여있었다. 엽서를 전해주는 일을 거의 포기했다가 짧게 기도하고 나아간 그 자리에서 주님이 역사하셨다. 그 형제분이 고향에 돌아가서도 꼭 내 엽서를 한 번 읽어주길.

주일 오후. 우리 조원 한명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병원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어 모임 마치고 병원에 찾아갔다.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일단 사람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누워있는걸. 이건 우리가, 내가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sign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15기에서 병문안을 가는게 이번이 세번째라고 한다. 기도해야 한다. 처음 영접한 그 자매에게 영적전투가 일어나고 있다. 기도한다. 공동체를 왜 피로 값주고 사셨다고 표현하는지 아주아주 어렴풋이 알듯한 요즘이다.

노량진에 돌아와서 병원에 함께 있던 사람들과 늦은 저녁을 함께 했다. 참치김치볶음밥을 주문해 정신없이 먹다보니 내가 삼킨 양이 내 한계치를 넘어서버린 것을 그 마지막 숟가락을 입에 넣을 때까지 알아채지 못했다. 식사한지 세시간이 가까워오는데 이제야 소화가 되는 건 아까 먹은 활명수덕인가. 아니지. 주님덕이야. Everything belongs to you, my Lord.

참치김치볶음밥.. 먹을땐 맛있었지..

posted by 遊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