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9. 14. 21:46
일상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다니는 일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오늘이었다. 현식이와 홍대까지 함께 갔다가 서강대로 가는 기나긴 등교길에 있었던 일이다. 시간이 늦어 양화대교까지 full throttle로 달려가니 그간의 운동부족이 다리를 후들거리게 하는 가운데 현식군을 홍대 후문에서 보내고 다시 서강대로 가는 길에서 그만. 글쎄. 넘어질 뻔 한 것이다! 가속이 붙은 상태에서 앞으로 고꾸라지기 직전 어떤 메카니즘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어떻게 절묘하게 멈춰설 수 있었다. 주님의 은혜로다. 지나가던 사람이 '위험했다'라고 머릿속에 생각하는 소리가 내 귓가에도 들리는 듯 했다. 몇 미터 더 못가서 한 아주머니가 맹렬히 앞만보고 돌진하시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하여 다시 급브레이크를 잡기도 하고. 다음에는 시간이 급하면 자전거를 절대 끌고 나오지 말아야겠다라고 여러차례 다짐하는 칠십오분의 등교길이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평소처럼 후문 나뭇둥치에 묶어놓은 자전거를 찾으러가보니 안장이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 아뿔싸. 안장에 있던 짐을 묶는 고무끈이 없다. 누가 챙겨가셨나. 이런걸 도둑맞았다라고 하나.
현식군과 서소위와 저녁을 먹고 집에 가는 길. 오늘따라 집안사정상 지갑을 묵직하게 만들어놓고 나름대로 잘 챙긴다고 가방에 지갑을 넣고 한강대교쯤 와서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서 '툭'하는 소리가 들린다. 몇 계단 아래 열쇠꾸러미가 떨어져있다. 잠깐. 그러면 가방이 열려있다는 이야기인데. 화급히 가방을 확인해보니. 없다. 지갑이 없다. 없다. 현식군 자전거로 바꿔타고 왔던 길을 눈에 불을 켜고 backtracking. 다행히 얼마 못가서 자전거 바퀴자국이 선명한 지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국이 눈에 익은 걸로 봐서 내가 밟았나보다. 세상에. 열쇠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어쩔뻔했는가. 정말 은혜로 사는 요즘이다. Thank you, my Lord. 한강대교를 지나 현식군 과외하는 언덕 꼭대기도 지나 집에 왔다. 아. 집이 좋고나.
어둑어둑해질 무렵 평소처럼 후문 나뭇둥치에 묶어놓은 자전거를 찾으러가보니 안장이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 아뿔싸. 안장에 있던 짐을 묶는 고무끈이 없다. 누가 챙겨가셨나. 이런걸 도둑맞았다라고 하나.
현식군과 서소위와 저녁을 먹고 집에 가는 길. 오늘따라 집안사정상 지갑을 묵직하게 만들어놓고 나름대로 잘 챙긴다고 가방에 지갑을 넣고 한강대교쯤 와서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서 '툭'하는 소리가 들린다. 몇 계단 아래 열쇠꾸러미가 떨어져있다. 잠깐. 그러면 가방이 열려있다는 이야기인데. 화급히 가방을 확인해보니. 없다. 지갑이 없다. 없다. 현식군 자전거로 바꿔타고 왔던 길을 눈에 불을 켜고 backtracking. 다행히 얼마 못가서 자전거 바퀴자국이 선명한 지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국이 눈에 익은 걸로 봐서 내가 밟았나보다. 세상에. 열쇠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어쩔뻔했는가. 정말 은혜로 사는 요즘이다. Thank you, my Lord. 한강대교를 지나 현식군 과외하는 언덕 꼭대기도 지나 집에 왔다. 아. 집이 좋고나.